“ChatGPT에게 질문 하나 던지는데 얼마나 전기를 쓸까?”
아마 대부분은 생각조차 안 해봤을 겁니다. 그냥 검색창에 뭔가 물어보면 답이 나오는데, 거기에 무슨 전기가 필요한지 말이죠. 그런데 현실은 좀 충격적입니다. AI 모델 하나 학습시키는데 드는 전력량이 일반 가정 몇 백 채가 1년 동안 쓰는 양과 맞먹는다는 얘기도 있거든요. 그리고 이게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AI가 전기 먹는 하마가 된 사연

AI 붐이 본격화된 게 2022년 말 ChatGPT 출시 이후입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데이터센터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하는 곳” 정도로 생각했죠. 그런데 생성형 AI가 터지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GPT-4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학습시키려면 엄청난 양의 GPU가 필요합니다. NVIDIA H100 칩 수만 개를 몇 달 동안 24시간 돌려야 하는데, 이게 얼마나 전기를 먹는지 상상이 안 가실 겁니다. 게다가 학습만 문제가 아닙니다. ChatGPT 같은 서비스를 수억 명이 동시에 쓰면서 추론(inference) 단계에서도 전력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어요.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1,000 테라와트시(TWh)를 넘을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이게 얼마나 큰 숫자냐면, 한국 전체가 1년에 쓰는 전력이 약 550TWh 정도거든요. 즉, 전 세계 데이터센터가 한국 전체 전력 소비의 거의 두 배를 쓴다는 겁니다. 미쳤죠?
특히 미국은 더 심각합니다. 미국 전력 소비의 약 4%가 데이터센터에서 나오는데, 2030년이 되면 이 비율이 8~9%까지 치솟을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그냥 몇 년 만에 두 배가 되는 겁니다.
빅테크의 딜레마: 탄소중립 vs AI 경쟁
여기서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지난 몇 년간 “우리는 203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하겠습니다!”라고 큰소리쳤거든요. 실제로 재생에너지 투자도 엄청 했고, 태양광 패널 깔고 풍력발전소 짓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AI 경쟁이 시작되면서 이 약속들이 흔들리기 시작했어요. 2023년 구글의 탄소 배출량이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이유가 뭐냐? AI 데이터센터 때문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OpenAI랑 파트너십 맺고 Azure에 AI 서비스 올리면서 전력 소비가 폭증했거든요.
이 기업들이 처한 딜레마가 뭐냐면:
- AI 경쟁에서 뒤처지면 안 됨 - 이건 생존의 문제입니다
- 하지만 전력은 필수 - AI 서비스 중단할 순 없죠
- 탄소중립 약속도 지켜야 함 - ESG 투자자들과 정부 규제 때문에
결국 이들이 찾은 답은 하나였습니다. 원자력이었죠.
원자력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

“원자력? 체르노빌, 후쿠시마 생각나는데?” 맞습니다. 원전은 오랫동안 위험하다는 인식 때문에 퇴출 수순을 밟았죠. 독일은 아예 원전을 다 폐쇄했고, 많은 나라들이 재생에너지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런데 AI 시대가 오면서 게임이 바뀌었습니다. 원자력의 장점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거죠:
1.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
태양광은 밤에 안 되고, 풍력은 바람 안 불면 멈춥니다. 하지만 원전은 날씨나 시간에 상관없이 365일 24시간 돌아갑니다. AI 데이터센터는 절대 멈출 수 없기 때문에 이게 엄청난 장점이에요.
2. 탄소 배출이 거의 없음
원전은 발전 과정에서 CO2를 거의 배출하지 않습니다. 재생에너지만큼 깨끗하죠. 탄소중립 약속을 지키면서도 엄청난 전력을 뽑을 수 있는 겁니다.
3. 높은 에너지 밀도
우라늄 1kg으로 석탄 3,000톤과 맞먹는 에너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좁은 땅에서 엄청난 전력을 뽑아낼 수 있다는 얘기죠. 데이터센터 근처에 발전소 하나만 지으면 끝입니다.
빅테크의 원자력 러브콜: 실제 사례들
말만 그런 게 아닙니다. 이미 빅테크 기업들은 행동으로 옮기고 있어요.
마이크로소프트는 2023년 9월 원전 전문가를 채용한다는 공고를 냈습니다. 직책이 뭐냐면 “원자력 기술 담당 수석 프로그램 매니저”입니다. 이게 무슨 의미냐면, 데이터센터에 원전 전력을 직접 연결하겠다는 거죠. 실제로 펜실베이니아의 폐쇄 예정이던 쓰리마일 아일랜드 원전을 다시 가동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20년 장기 계약으로요.
구글은 SMR(소형모듈원자로) 스타트업인 Kairos Power와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2030년까지 여러 개의 SMR을 가동해서 500MW 전력을 공급받겠다는 계획이에요.
아마존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펜실베이니아의 Cumulus Data라는 데이터센터를 인수했는데, 이게 원전 바로 옆에 있습니다. 원전에서 나오는 전력을 직접 공급받는 구조죠.
메타(구 페이스북)도 원전 전문가를 영입하고 있고,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은 “우리는 SMR 세 개를 허가받았다”고 직접 밝히기도 했습니다.
SMR: 원자력의 게임체인저
여기서 잠깐, SMR이 뭔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SMR은 Small Modular Reactor, 즉 소형모듈원자로를 말합니다.
기존 원전은 어마어마하게 큽니다. 건설하는 데 10년 이상 걸리고, 비용도 수조 원 들고, 부지도 엄청 넓어야 합니다. 게다가 사고라도 나면 체르노빌처럼 끔찍한 일이 벌어지죠.
반면 SMR은:
- 크기가 작습니다: 전통 원전의 1/10 수준
- 공장에서 제작 가능: 레고 블록처럼 모듈화되어 있어서 현장에서 조립만 하면 됨
- 건설 기간이 짧습니다: 3~5년이면 가능
- 안전합니다: 냉각 시스템이 수동적으로 작동해서 전원이 끊겨도 안전
- 출력 조절 가능: 필요에 따라 모듈을 추가하거나 빼면 됨
AI 데이터센터 입장에서는 딱 맞는 옵션입니다. 필요한 만큼만 지어서 바로 옆에 두고 쓸 수 있으니까요.
우라늄 확보 전쟁의 시작
자, 이제 이 글의 핵심으로 들어갑니다. 원전이 늘어나면 뭐가 필요할까요? 당연히 우라늄이죠.
최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우라늄 개발업체 넥스젠 에너지(NexGen Energy)가 데이터센터 기업들과 광산 개발 금융 지원을 논의했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기업명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천억 달러를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기술 기업들”이라고 표현한 걸 보면 빅테크가 분명합니다.
넥스젠의 레이 커리어 CEO는 이렇게 말했어요:
“수천억 달러를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기술 기업들은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받도록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
무슨 뜻이냐면, 데이터센터만 지어 놓고 전기가 안 들어오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아예 공급망을 처음부터 확보하겠다는 전략이죠.
이게 어디서 본 패턴 아닌가요? 맞습니다. 테슬라가 했던 짓입니다. 전기차 배터리에 리튬이 필요하니까, 테슬라는 리튬 광산에 직접 투자했어요. 완성차 업체들도 마찬가지였고요. 공급망 확보 못 하면 아무리 좋은 제품 만들어도 생산 못 한다는 걸 뼈저리게 배운 거죠.
AI 업계도 똑같은 교훈을 배우고 있습니다. 우라늄 가격이 올라가거나 공급이 부족해지면, 아무리 좋은 AI 모델 개발해도 돌릴 수가 없어요. 그래서 지금부터 확보에 나서는 겁니다.
우라늄 시장의 현재 상황
우라늄 가격은 현재 파운드당 약 88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는 100달러를 넘기기도 했어요. 몇 년 전만 해도 20~30달러 선이었는데, 가격이 3배 이상 뛴 겁니다.
왜 이렇게 올랐을까요?
- 원전 부활 바람: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원전 건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 때문이죠.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가 세계 우라늄 농축의 40%를 차지하는데, 제재 때문에 공급망이 흔들렸습니다.
- AI 데이터센터 수요: 이제 여기에 빅테크까지 가세한 겁니다.
넥스젠 에너지는 캐나다 서스캐처원주에서 ‘루크(Rook) 1’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최근 핵심 광산 허가를 확보했고, 6월까지 정부 최종 승인을 받아 2030년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에요. 이 프로젝트는 장기적으로 글로벌 우라늄 수요의 상당 부분을 공급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받습니다.
그런데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가격이 아니라 안정성입니다. 우라늄 값이 좀 비싸더라도, 10년, 20년 장기 계약으로 공급을 확실하게 보장받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거죠. 전기가 안 들어오면 수천억 원짜리 데이터센터가 고철 덩어리가 되니까요.
전력 인프라의 미래: 그리드의 한계
사실 원전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거든요. 바로 전력망(grid)입니다.
미국의 전력망은 대부분 1960~70년대에 지어졌습니다. 지금으로부터 50~60년 전이죠. 당시엔 AI 데이터센터 같은 걸 상상도 못 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전력망은 갑자기 폭증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어요.
실제로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 허가가 전력망 용량 부족을 이유로 거부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버지니아 북부 같은 “데이터센터 메카”로 불리는 곳도 이제 포화 상태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그래서 빅테크는 두 가지 전략을 동시에 가져갑니다:
- 전력망에 연결된 데이터센터: 기존 인프라 활용
- 독립형 데이터센터: 원전이나 SMR을 바로 옆에 두고 직접 전력 공급
두 번째 옵션이 점점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가, 전력망 업그레이드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거든요. 송전선 하나 깔려면 인허가만 몇 년 걸립니다. 차라리 자체 발전소를 짓는 게 빠르다는 판단이죠.
환경 단체들의 반발과 딜레마
물론 모두가 이 흐름을 환영하는 건 아닙니다. 환경 단체들은 여전히 원전에 반대합니다.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 사고 위험성, 우라늄 채굴 과정의 환경 파괴 등을 지적하죠.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일부 환경 운동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는 겁니다. “기후변화가 더 큰 위협이니 원전을 수용해야 한다”는 쪽과 “절대 안 된다”는 쪽이 대립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이게 완벽한 해답이 없는 문제라고 봅니다. 재생에너지만으로는 AI 시대의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없고, 원전은 위험 부담이 있고, 화석연료는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킵니다. 결국 여러 옵션을 조합하는 수밖에 없겠죠.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
글을 마무리하면서, 한국 상황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전력 문제는 거의 논의되지 않고 있어요.
네이버, 카카오 같은 국내 빅테크들도 AI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고, 삼성과 SK하이닉스는 AI 칩을 만들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수요도 급증할 게 분명하죠.
그런데 한국의 전력 상황은 어떤가요? 여름마다 전력 부족 경고가 나오고, 원전 정책은 정권마다 오락가락합니다. 재생에너지 비율은 OECD 국가 중 꼴찌 수준이고요.
만약 우리도 AI 강국이 되고 싶다면, 전력 전략을 지금부터 세워야 합니다. 미국 빅테크들이 우라늄까지 확보하러 다니는데, 우리는 그냥 손 놓고 있을 건가요?
개인적으로는 SMR이 한국에 딱 맞는 옵션이라고 봅니다. 국토가 좁으니까 대형 원전보다 효율적이고, 기술력도 있으니까 국산화도 가능할 겁니다. 실제로 한국의 SMR 기술은 세계적 수준이거든요.
결론: 전기가 곧 경쟁력이다
결국 이 모든 이야기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겁니다:
AI 시대에는 전기가 곧 경쟁력이다.
아무리 좋은 AI 모델을 개발해도, 돌릴 전기가 없으면 소용없습니다. 빅테크들이 우라늄 광산에까지 투자하는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이건 단순히 전력 문제가 아니라 생존 전략입니다.
앞으로 몇 년 안에 우리는 더 놀라운 장면들을 보게 될 겁니다. 구글이 자체 원전을 가동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우라늄 채굴 회사를 인수하는 뉴스가 나올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 시대가 올 거예요.
AI 혁명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는 전력 혁명이 필요합니다. 누가 전력을 확보하느냐가 누가 AI 시대의 승자가 되느냐를 결정할 겁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I 발전을 위해 원전을 받아들여야 할까요, 아니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할까요? 댓글로 의견 나눠주세요!